우리가 읽은 도시

도시는 ‘나’의 삶과 ‘우리’가 모여 살기 위한 약속으로 이루어진 터전입니다. ‘나’와 ‘우리’에 의해 도시가 지속되며, 그 모양은 끊임없이 달라집니다. 건축의 시선으로 도시를 바라볼 때, 인구 밀집에서 기인하는 집합성, 익명성, 데이터와 통계가 먼저 떠오르게 마련입니다. 오늘날 가파른 인구 절벽 앞에서, 거대도시와 중소도시는 서로 다른 조건 속에서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도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점검하고, 그로부터 다른 미래의 가능성을 그려볼 때입니다. 대도시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 상기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요? 그런 한편, 중소도시에서 포착되는 새로운 건축, 도시 유전 형질은 무엇일까요? 교차하는 이야기 속에서 오늘날 도시에서의 삶을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정의와 도시: 균형의 감각과 모여 살기
- 백진(서울대학교)

멈포드가 도시 진화의 종착역이라고 진단한 거대도시! “타인의 운명에는 관심이 없고.....안락함을 더 쌓고자 끊임없이 매진하는 동질의 개별자로 구성된 인간군상”으로 가득 차 있는 곳. ‘강요된 공동체’라는 전체주의적 유산을 혐오하면서도 기꺼이 익명성과 획일성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곳. 전체주의의 역설처럼, 개성과 다름을 추구하는 데에 또 열을 다 하는 곳. 다양성이 ‘외로운 다양성’으로 귀결되는 곳.
강요된 공동체와 ‘외로운 다양성’ 사이에서 택할 수 있는 또 다른 길은 없을까요? 도시는 성문화된 조문을 따져 정답을 내리는 응고된 법정이 아니라 답이 없는 상호호혜적 균형을 찾아가는 ‘시적(詩的) 법정’입니다. 공동선을 향한 균형감각을 배양하고 이 공동의 기반 위에 다양성이 빛을 발하는 모여 살기는 불가능한 것일까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철학을 살피고 도시 몇 군데를 여행하며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섭니다. 여정의 종착지는 거대도시 서울입니다. 강요된 전체주의와 ‘외로운 다양성’를 넘어, 공동의 기반과 ‘차이’가 서로 조응하는 생동감 넘치는 도시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을까요?
 

이장환(어반오퍼레이션즈, 중소도시포럼)

인구 감소는 건축과 도시의 존재 기반을 뒤흔듭니다. 과거에 당연하게 여겨왔던 모든 것들이 대기 중으로 사라져버립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가 건축과 도시를 바라보는 관점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제 새로운 눈이 필요합니다.
좋고 나쁨을 판단하기에 앞서,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긍정적인 면모를 읽어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의 패러다임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무시하거나 부정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됩니다. 같은 현상이더라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때 우리 눈에 새로운 면들이 드러납니다. 제도권 밖의 비공식적인 현상들이 나타나기도 하고, 전통적인 설계 방법론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측면들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변화된 현상을 '문제'로 바라보고 그것을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지금은 그것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그 기반 위에서 새로운 모델을 '상상'해야 할 때입니다. 어쩌면 지금과 같이 세상이 급변하는 시기에 건축가가 해야 할 일은 현실이라는 토대 위에서 다가올 미래를 위한 새로운 모델을 상상하는 것이 아닐까요?


정림학생건축상 우리가 읽은 도시

  • 행사 유형: 유료, 온∙오프라인
  • 행사 일시: 2025년 11월 11일 오후 7:30
  • 신청 시작: 2025년 10월 14일 오전 8:00
  • 신청 종료: 2025년 11월 10일 오후 12:00
  • 오프라인 정원: 24명 / 대기 정원: 12명
  • 온라인 정원: 80명

프로그램 개요

  • 장소: 정림건축문화재단(종로구 통의동)
  • 약도(카카오맵): http://dmaps.kr/b2ts4 
  • 약도(네이버맵): https://naver.me/Gsjbg5yu
  • 발표: 백진, 이장환
  • 구성: 발표A(40분+), 발표B(40분+), 질의응답(40분+)
  • 참가비(온오프라인 동일): (일반) 12,000원, (학생) 5,000원
  • 문의: sun@junglim.org

 

우리 삶의 모양: 정림학생건축상 2026 연계포럼

정림학생건축상 2026은 ‘우리 어떡해?’를 주제로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를 스스로 묻고 상상하여 '누구와 어떤 모양으로 함께 살고 싶은가?'로 나아가는 과정을 건축적으로 풀어내 보고자 합니다. 이 모든 작업의 출발점은 다양한 ‘나’와 ‘우리’의 삶을 자각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물리적인 실체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 11월 4일(화) 나와 우리의 연결고리
  • 11월 6일(목) 우리를 지속하는 힘
  • 11월 11일(화) 우리가 읽은 도시

참가신청

2025년 10월 14일 오전 8:00 부터 참가신청이 시작됩니다.

참가비 입금 안내

  • 입금계좌: 하나은행 162-910014-62604
  • 명단 정상 등록 여부를 먼저 확인해주세요.
  • 신청 후 4시간 내 입금해주세요.
  • 입금자명 뒤에 포럼일을 적어주세요. (예: 홍길동 11월 11일)
  • 이후 신청 추이에 따라 신청이 취소됩니다.
  • 입금순이 아닌 명단 순서로 등록이 진행됩니다.
  • 입금 확인 후 등록이 완료됩니다.
  • 대기자분은 입금 말고 개별 안내를 기다려주세요.

 

취소 안내

  • 신청 취소는 X표 누르고 비밀번호 입력하시면 됩니다.
  • 등록 취소 시에는 별도의 취소·환불신청서를 보내드립니다.
  • 등록 취소는 신청 종료 시점까지 가능하며, 이후 취소·환불이 어렵습니다.
     

발표자 소개

백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에서 공학 학사와 석사를 취득하고, 예일대학교에서 건축학 석사, 그리고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건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2010년부터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에 재직하며 건축 및 도시 이론 관련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인문학적 성찰과 기술의 진보를 아우르며, 모여 살기를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건축과 도시를 혁신하는 연구와 실천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Nothingness: Tadao Ando’s Christian Sacred Space (Routledge, 2009), Architecture as the Ethics of Climate (Routledge, 2016), 그리고 『정의와 도시』 (효형출판사, 2025) 등을 출간했습니다.

 

이장환

Urban Operations 대표이자 한양대학교 겸임교수입니다. 홍익대학교 건축학과와 서울건축학교를 졸업했고 네덜란드 TU Delft 건축대학원을 우수 졸업했습니다. 로테르담 소재 OMA에서 건축가로 활동하며 카타르 국립중앙도서관 설계를 비롯해 다수의 아시아, 유럽, 중동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귀국 후 서울의 기반시설을 중심으로 한 '또 하나의 서울'(2019)과 '또 하나의 서울, 강과 산'(2022)을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전시했으며, 현재 도시, 문화, 건축 전반에 관심을 두고 작업하고 있습니다. @korean_midsize_c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