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구축주의의 기원

<원맨원북>은 함께 나누면 좋을 건축 분야 책/논문의 저자를 모시고 이야기 나누는 북토크/저자강연 프로그램입니다. 2023년 봄 시즌 첫 번째 초대손님은 『한국 구축주의의 기원』의 저자 김민수 님입니다.

 

『한국 구축주의의 기원』은 1920~30년대 구축주의 예술가 김복진과 이상의 ‘삶의 예술’을 다룹니다. 조선의 식민지 자본주의가 본격화되며 새로운 도시적 감수성에 길들여지기 시작한 때, 그 이면에 펼쳐진 모순적이고 살인적인 사회 속에서 김복진은 ‘문예운동’을 통해 투쟁함으로써 해방의 길을 찾았으며, 이상은 우주적 가상세계에서 새로운 삶을 창조하고자 했습니다. 저자는 두 예술가의 작품 독해를 통해, 개개인의 사유를 가능하게 하며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으로서의 예술을 논합니다. 100년 전 일제강점기, ‘실제적 행위 주체’가 되어 예술로서 현실을 변혁하고자 했던 이들의 치열한 삶은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를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영감을 줍니다.

 

김민수는 서울대 미대 응용미술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산업디자인학 석사(MID), 뉴욕대학교(NYU) 대학원에서 박사학위(Ph.D)를 받았습니다. 현재 서울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로 디자인 역사, 이론, 비평에 전념하면서, 대학원 〈디자인역사문화 전공〉의 주임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방문학자로 연구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이상평전』(2012), 『김민수의 문화 사랑방 디자인 사랑방』(2009), 『한국 도시디자인 탐사』(2009), 『필로디자인』(2007), 『김민수의 문화 디자인』(2002), 『멀티미디어 인간, 이상은 이렇게 말했다』(1999), 1997년 『월간 디자인』 선정 ‘올해의 디자인상’ 저술 부문 수상작 『21세기 디자인 문화 탐사』(2016, 개정판) 등이 있습니다. 

 

한국 구축주의의 기원

김복진과 이상, ‘삶의 예술’을 구축하다 
― 어두운 현실을 넘어서는 예술의 힘에 대하여

 


원맨원북 원맨원북 2023 - 한국 구축주의의 기원

  • 행사 유형: 무료, 온∙오프라인
  • 행사 일시: 2023년 2월 23일 오후 7:30
  • 신청 시작: 2023년 2월 9일 오후 3:00
  • 신청 종료: 2023년 2월 23일 오후 7:00
  • 오프라인 정원: 20명 / 대기 정원: 10명
  • 온라인 정원: 80명 / 대기 정원: 10명

책 속에서

P. 148 애초에 김복진과 구축주의의 출발점은 단순히 사회주의에 경도된 계급투쟁적 사회주의 이념만이 아니었다. 이는 러시아 구축주의가 신경제정책 시기와 맞물려 탄생했듯이 물산장려운동의 차원에서 현실적 삶의 문제를 예술로 타개할 목적으로 ‘상공업의 예술화’를 통해 민족 경제를 구축하고자 한 조국 해방의 정치투쟁이었던 것이다. 1927년 카프의 방향 전환은 이를 계급투쟁 차원에서 무산계급예술운동으로 확산시키고자 한 목적과 결합된 것이었다. 따라서 김복진과 카프의 방향 전환을 순전히 사회주의 계급투쟁의 관점에서만 보는 것은 전체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부분적 인식이라 할 수 있다.

 

P. 216 화가 파벨 필로노프(Pavel Filonov)는 아방가르드를 가늠하는 공통점을 기존의 ‘보는 눈’에서 ‘앎의 눈’으로의 전환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필로노프의 지각의 기제에 대한 이러한 구분은 고전적 지각 이론에 근거한 것으로, 오늘날 지각심리학은 ‘보다’와 ‘알다’, 곧 지각(perception)과 인식(cognition)을 분리된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러시아 구축주의가 새로운 사회의 비전을 위해 단순히 망막에 비친 외부세계를 재현하고 묘사하는 대신에 비대상 예술에 기초해 물질과 상호작용하는 ‘앎의 눈’으로 타이포그래피, 포스터, 인쇄출판물, 장치와 사물 및 건축 등을 보려 했다는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이상 역시 1920년대 심미적 지식의 확산 과정에서 구축주의자들이 그랬듯이 앎의 눈을 통해 새로운 예술을 상상하고 전개해 나갔다.

 

P. 289 이상이 구축주의로 구현할 수 있는 현실 속 공간은 유일하게 활자를 재료로 삼아 구축하는 가상공간밖에 없었음을 재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전체 맥락을 놓고 볼 때, 이상의 삶과 예술은 김복진이 이론화한 ‘카프의 형성예술’, 곧 구축주의 동력이 사라진 후 타이포그래피를 무기로 시대를 뛰어넘어 가상공간을 구축한 죽음의 질주였다. 그는 너무 멀리 나갔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에게 선구자적 혜안으로 끊임없는 울림을 주고 있다. 또한 김복진과 ‘또팔씨 이상’의 치열한 예술적 분투는 한국 근대에 대해 삶의 실존을 간과하고 경제지표상의 그래프적 허상만 파악해 삶의 진실을 왜곡하는 식민지 근대화론과 예술의 허식적 미학만을 뽑아 따지고 감상하는 소위 ‘모더니즘 예술론’의 허구적 사실을 드러낸 역사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목차

  • 머리말

1장 구축주의의 길

  • 1. 단서들
  • 2. 러시아 아방가르드와 구축주의 역사

 

2장 1920년대 신흥문예운동과 김복진의 형성예술

  • 1. 카프와 『문예운동』
  • 2. 마보(MAVO)와 ‘의식적 구성주의’ 
  • 3. 김복진의 형성예술론과 나형선언 초안

 

3장 연해주 시각문화 속 구축주의

  • 1. 조선인(고려인) 디아스포라 시각문화 
  • 2. 『선봉』과 구축주의 한글타이포그래피 
  • 3. 연해주 삽화와 녹색고양이

 

4장 가상공간의 구축자, 이상

  • 1. 서막: 이상과 ‘앎의 눈’
  • 2. 선언: 절대주의 우주와 새로운 인간
  • 3. 전개: 우주적 공간, 삶과 부활
  • 4. 가상공간 구축과 사물주의

 

5장 1930년대 조선과 구축주의

    

  • 부록 김복진, 「신흥미술과 그 표적」

 

  • 사진출전과 참고문헌

참가신청 안내

  • 일시: 2023년 2월 23일(목) 저녁 7:30-9:00
  • 장소: 정림건축문화재단(통의동,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
  • 모집인원: (현장)20명+, (줌)80명+
  • 참가비: 무료
  • 문의: sun@junglim.org
  • 주최: 그린비출판사, 정림건축문화재단

 

유의사항

  • 본 프로그램은 무료입니다.
  • 아래 신청란을 통해 선착순 등록받습니다.
  • 현장 참가는 20석만 선착순으로 받습니다.
  • 줌 참가신청 시 이름 뒤에 '-줌' 붙여주세요. (예: 심미선-줌)
  • 입력하신 이메일 주소로 줌 접속 링크를 보내드립니다.
     

신청 취소 안내

  • 신청 취소는 당일 낮 12시까지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 취소 신청: sun@junglim.org (간략한 메일로 가능.)
  • 사전 연락 없이 불참시, 이후 프로그램에 후순위 배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