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논)픽션

<원맨원북>은 함께 나누면 좋을 건축 분야 책/논문의 저자를 모시고 이야기 나누는 북토크/저자강연 프로그램입니다. 2022년 가을 시즌 세 번째 초대손님은 『스페이스 (논)픽션』의 저자 정지돈 님입니다.

 

건축 전공자로 종종 오해받곤 하는 소설가 정지돈은 『스페이스 (논)픽션』 서문에서 “나는 건축의 문외한이지만 도시의 거주민으로서, 한국의 아파트나 주택에 사는 사람으로서는 전문가다”라고 썼습니다. 저자는 공간과 도시, 공간과 기억, 공간과 역사, 공간과 테크놀로지, 공간과 자본, 그리고 동시대 예술의 풍경까지 아우르는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그리하여 이 책을 읽는 독자 누구나 공간 사용자로서 자신만의 경험을, 새로운 사유의 가능성을 모색하도록 끌어냅니다.

 

이번 북토크에서는 저자와 가까운 인연인 푸하하하프렌즈의 한승재 님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소설가이자 건축가인 한승재 님과 저자의 대화가 궁금하다면 참가 신청해주세요.

 

정지돈은 2013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습니다. 소설집 『내가 싸우듯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기억에서 살 것이다』 『농담을 싫어하는 사람들』, 중편소설 『야간 경비원의 일기』, 장편소설 『작은 겁쟁이 겁쟁이 새로운 파티』 『모든 것은 영원했다』 『…스크롤!』, 산문집 『문학의 기쁨』(공저) 『영화의 시』 『당신을 위한 것이나 당신의 것은 아닌』 등을 썼습니다. 2015년 젊은작가상 대상, 2016년 문지문학상, 2022년 김현문학패 등을 수상했으며 2018년 베네치아 건축 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참여했습니다.

 

스페이스 (논)픽션

공간 시간 이동 기억 역사 그리고 자유
소설가 정지돈의 에세이와 짧은 소설

 


원맨원북 원맨원북 2022 - 스페이스 (논)픽션

  • 행사 유형: 무료, 온∙오프라인
  • 행사 일시: 2022년 11월 9일 오후 7:30
  • 신청 시작: 2022년 10월 28일 오후 3:00
  • 신청 종료: 2022년 11월 9일 오후 7:00
  • 오프라인 정원: 20명 / 대기 정원: 10명
  • 온라인 정원: 80명 / 대기 정원: 10명

책 속에서

P. 6 나는 건축의 문외한이지만 도시의 거주민으로서, 한국의 아파트나 주택에 사는 사람으로서는 전문가다. 건축가도 건축주도 아니지만 사용자로서는 누구 못지않은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이 책을 읽는 사람 누구나 마찬가지다.

P. 7 도시는 계획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자라나는 것이다. (...) “도시의 질서는 다른 질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 그것은 어떤 결정으로 만들어지는 질서가 아니다. 미리 설계할 수도 없고 평면도에 그려 예측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수백, 수천 명이 삶과 내면의 힘을 펼치며 만들어낸 살아 숨 쉬는 증거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마침내 완전함이 서서히 부상한다.”

P. 14 일반상대성이론은 시간과 공간을 상대적인 것으로 규정한다. 가장 최신의 물리학 이론들, 이를테면 고리양자중력이론은 공간을 실재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공간은 존재하는 것들을 제외하면 아무 의미도 없다.” 공간은 입자들의 관계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란 없으며 선험적으로 존재하는 경계 역시 없다.

P. 22 그러나 작품이 그렇게 중요한가. 진짜? 내게 화이트 큐브는 거리의 거실이었고 블랙박스는 거리의 침실이었다. 작품을 뒤로 밀어놓을 때 비로써 공간의 다른 가능성이 열린다.

P. 28 세금에서 자유로운 공간은 시간에서도 자유롭다. 듀티 프리(duty free)는 시간의 제약을 포함한 모든 의무에서 벗어나는 것을 뜻하며 결국 부자들이 원하는 건 돈도 명예도 미술품도 아닌 시간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구글이 노화 극복을 목표로 하는 생물공학 자회사 칼리코를 설립한 사실을 기억할 것).

P. 38 위어드 코어가 건드리는 것은 “미지의 장소에서 느끼는 노스탤지어”다. 가보지 않은 장소에 대한 그리움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말이 되지 않는다. 그리움, 노스탤지어는 기억에 기반을 두는 감정이다. 그런데 어떻게 가보지 않은 곳을 기억할 수 있을까.

P. 44 당신은 얼마나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을까. 매일 지나다녔던 골목의 건물이 어느 날 사라지고 없다면, 당신은 그 건물이 몇 층이었는지, 입구는 어땠고 용도는 무엇이었는지 기억할 수 있을까. 공간의 기억을 되짚을 때 당신의 머릿속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무엇일까.

P. 45 고통은 사람들이 사는 장소와 연관된다. 데이비드 실즈의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행을 떠난다. 자신의 슬픔을 몽땅 흡수한 듯이 보이는 장소, 사물들로부터 달아나기 위해서 말이다.

P. 68 우리는 가던 곳만 간다. 가끔 추천받은 식당이나 숍을 위해 새로운 동네를 가지만 큰 결심이 필요하다. (...) 지도 앱이 핸드폰에 저장되고 SNS와 연동된 현실의 구석구석이 개발되고 을지로, 성수, 연희의 숨은 가게들까지 찾아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도와 현실 사이의 공백은 여전히 존재한다. 물론 그곳들이 실제로 텅 비어(空白)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바로 옆에 있음에도 평생 존재하지 않는 곳이 있다.

P. 89 한국에서 서울과 지방은 특별한 위상을 지닌다. 그런데 이 지방 중에서도 부산과 대구는 유독 특이한 점이 있다. 그건 스스로가 서울 못지않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이다. 또는 스스로를 지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P. 95 공항은 가장 노골적인 계급 사회의 공간이다. 다른 곳에서는 격차가 적거나 은밀하게 작동하는 계급이 공항에서는 천연덕스러울 정도로 적나라하게 얼굴을 드러낸다. 물론 당신이 퍼스트 클래스나 미국 국적의 백인이라면 문제는 다르다.

P. 103 장소는 역사가 있고 사회적 관계가 형성되며 개인의 정체성에 준거를 제공하는 곳이다. 반면 비장소는 이동과 소비를 위한 공간으로 일반적으로 고속도로, 역, 공항, 주유소, 휴게소 따위를 말한다. 그는 당대를 초근대성이라는 말로 특징짓는데 이는 정체성을 이루는 요소들이 불안정해지고 세분화, 다원화됨을 뜻한다. 그리고 그러한 양상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이 바로 비장소다.

P. 125 사라져야 할 것들은 사라지지 않고 사라지지 말아야 할 것들은 사라졌으며 오지 말아야 할 것들은 이미 왔고 왔어야 하는 것들은 지연되는 지금, 현재를 동시대라고 할 수 있을까. 모든 동시대는 동일한 종류의 동시대성을 담지하고 있는 걸까.

P. 146 고급 예술의 첫 번째 특징. 자발적으로 스스로를 희생하라. 쉽게 말해 불편한 여건에 신체를 구속하라는 말이다. 고급 예술은 주도권을 예술가가 갖는다. 반면 저급 예술은 주도권을 소비자가 갖는다.

 

P. 147 인공지능이 인공지능을 프로그래밍하기 시작했고 3D프린터가 3D프린터를 생산했으며 기계가 기계를 관리하고 생산했다. 답이 안 나올 것 같던 환경오염과 자원 고갈, 고령화, 빈곤, 불평등이 해소됐고(이 부분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 무엇보다 인간 배우가 사라졌다. 그 때문에 h는 꿈을 잃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지금 시대에 직접 신체를 가지고 연기를 한다니… 인간문화재라도 될 셈인가. 

 

목차

  • 열며

 

Gate1 - SPACE

  • 공간은 상호작용의 범위
  • 당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곳 - 미술관과 영화관
  • 불멸의 면세 구역
  • 공간의 근원 - 극장
  • 유령 공간의 출몰 – 리미널 스페이스
  • 저격수의 골목 – 공간과 기억
  • 역사의 대기실 – 크라카우어를 통해
  • 완전히 자동화된 화려한 공간
  • 건축 vs 정치 - 문다네움 어페어
  • 상상으로서의 관광

 

Gate2 - EXODUS

  • 거대 식물카페의 습격
  • 보통 사람들의 밤 - 아파트와 단지들
  • 대구는 지방이 아니다 - 어느 지방의 예
  • 부산 가는 길
  • Shape of Gyeonggi - 수도권의 심리지리학
  • 어떤 작위의 도시 - 서울을 아십니까
  • 내 모터를 통해 나는 더 이동적이 될 것이다 - 출퇴근에 대해

 

Gate3 - DIMENSION

  • 나는 그것이 환영임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완전히 자동화된 화려한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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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신청 안내

  • 일시: 2022년 11월 9일(수) 저녁 7:30-9:00
  • 장소: 정림건축문화재단(통의동,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
  • 초대손님: 정지돈(소설가), 한승재(푸하하하프렌즈)
  • 모집인원: (현장)20인, (줌)80명+
  • 참가비: 무료
  • 문의: sun@junglim.org
  • 주최: 도서출판 마티, 정림건축문화재단

 

유의사항

  • 본 프로그램은 무료입니다.
  • 아래 신청란을 통해 선착순 등록받습니다.
  • 현장 참가는 20석만 선착순으로 받습니다.
  • 줌 참가신청 시 이름 뒤에 '-줌' 붙여주세요. (예: 심미선-줌)
  • 입력하신 이메일 주소로 줌 접속 링크를 보내드립니다.
     

신청 취소 안내

  • 신청 취소는 당일 낮 12시까지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 취소 신청: sun@junglim.org (간략한 메일로 가능.)
  • 사전 연락 없이 불참시, 이후 프로그램에 후순위 배정됩니다.